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9. bjko@newsis.com

부동산개발자는 '지휘자'에 곧잘 비유된다. 상상력에 기초한 역발상적인 아이디어와 땅 매입, 설계, 금융, 시공·관리, 운영 마케팅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넘기기 힘든 전문분야를 어떻게 융합시키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디벨로퍼라는 말이 생소했던 당시 첫 시행사업인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월드마크센텀 프로젝트부터 현재까지 24건의 개발 사업 모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 위한 융합 과정이었다.  


그는 늘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경청했다. 세상에 없던 수요자 중심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그는 "수요자 중심의 아이디어를 발굴하지 못하거나 현실화시키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변화가 귀찮거나 두렵다고 포기한다면 오케스트라를 책임지는 지휘자라고 할 수 없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는 단지 부동산을 개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직원을 뽑을때 먼저 인성(人性)을 평가한다. 부동산개발업은 남들과 다른 통찰력과 남들에게 표본이 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통찰력이란 그 시대의 문화와 변화를 탐독하는 호기심과 경험이 축적되면 저절로 나옵니다. 디벨로퍼를 꿈꾼다면 단순히 공간을 창조하는 법을 익힐게 아니라 사회를 이해하고 수요자를 배려하는 소양과 도전정신이 필요하죠."


문 회장의 배려심은 지난 2014년부터 수장을 맡고 있는 부동산개발협회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협회 회원을 '외부인'이나 '경쟁자'가 아니라 그룹의 일원이자 동료로 생각했다. MDM그룹 사옥인 카이트타워 19층을 다른 디벨로퍼업체에게 사무공간으로 내준 일화는 유명하다.


협회 창립후 숙원사업이었던 회관 마련을 위해 3억원을 쾌척하고 협회 자산을 7억원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또 호남, 영남 및 중부지회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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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문주현 한국부동산개발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9. bjko@newsis.com

그는 "새로 오픈한 회관에는 사무처를 비롯해 전문인력교육 및 최고위과정(ARP)을 진행할 수 있는 교육장, 회원사를 위한 공간인 비즈니스 라운지, 영세하고 어려운 디벨로퍼들이 새로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팅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회원사들이 한마음으로 동참해 마련한 회관이 회원사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회원사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타공인 부동산개발의 베테랑으로 꼽히지만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안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할일이 더 남았다며 '사회공헌'과 '해외진출'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을 때 독지가의 도움으로 대학을 마칠 수 있었다"며 "그때 '반드시 성공해서 가난한 학생들을 돕겠다'고 제 자신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는 창업 3년만인 지난 2001년 수익금의 절반인 5억원을 출연, '문주장학재단'을 만들고 환갑이 될때까지 출연금 100억원을 만들자는 다짐도 했다. 마지막까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말로 다가왔다. 현재 출연금은 모두 369억원. 그간 2537명에 달하는 학생들에게 47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전달됐다.


그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 디벨로퍼로 거듭나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나래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17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탈(Gaw Capital)'과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해외부동산개발과 투자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1958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문 회장은 올해 나이 예순둘이다. 하지만 2시간 넘는 인터뷰내내 흐트러짐이 없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문 회장은 "열정과 도전정신 하나로 성공한데에는 수많은 동료의 헌신과 열정, 배려가 있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sky0322@newsis.com


[기사원문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90328_000060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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